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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장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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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RN 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19-11-2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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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장인성”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이주언

 

서론

흔히들 ‘교육학’ 하면 학교교육에 관한 학문으로 한정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선생님이 될 거냐고 물어보는 것은, 그만큼 교육학의 학문적 범위가 비전공자들에게 알려지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전공자들이 듣는다면 놀랄 정도로 교육학의 학문적 범위는 굉장히 넓다. 교육철학, 교육심리학, 교육사회학, 교육인류학, 교육경제학, 교육행정학, 교육평가학, 교육과정학, 교육공학, 교육사학 등 수많은 교육00학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 일자리에서의 교육을 다루는 직업교육, 산업교육과 같은 영역은 학교교육 현장을 넘어서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교육을 다룬다. ‘교육학=학교교육’이라는 선입견을 제거하기위해 들 수 있는 가장 쉬운 예인 것이다.

「장인의 탄생」은 그런 ‘일의 교육학’을 연구하며 탄생한 작품이다. 저자는 20인의 장인을 연구하며 장인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장인성’이라는 개념을 도출한다. 그리고 나아가 고숙련사회에 맞게 “일하는 사람 모두가 장인이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장인성이 고취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간의 연구와 고민을 통해서 새로운 이론과 개념을 형성하고, 산업교육영역의 폭을 넓힌 것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장인의 탄생」을 읽고 장인성에 대한 개념들을 습득하면서 나의 관심은 다시 학교교육으로 향하고 있었다. 과연 장인성을 갖춘 교사는 존재할 수 있을지,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 것이다. 일하는 모든 사람이 장인이 될 수 있다면 교사 역시 장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의사나 변호사처럼 전문직에 속하는 교사라면 더더욱 장인이 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성과측정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어떤 교사를 장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먼저 책에서 정의하고 있는 장인성이 무엇인지 살펴본 뒤, 교사가 장인성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장인성을 지닌 교사의 모습과 교사가 장인성을 갖는데 지니는 한계에 대해 짚어볼 것이다.

 

본론

1. 장인성

장원섭(2015)에 따르면 장인은 일하는 사람의 전범(典範)이다. 수공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직업인들에게도 장인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으며, 장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높은 수준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이는 전통을 계승하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힘든 무형문화재, 부분적인 기능 숙달에 그치는 달인, 시장경제의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프로 등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개념이다. 장인은 경제적으로는 단순히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며, 사회적으로는 공동체로부터 최상의 명예를 얻고,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숙련과 혼신의 몰입을 통해 자기 존재를 실현하는 존재이다.

이런 장인은 여덟 가지 특성을 가진다. 1) 성장에의 의지를 가지고, 2) 지독한 학습자이며, 3) 일의 해방자이고, 4) 창조적으로 일을 하며, 5) 배움을 넓히고, 6) 배움을 베풀며, 7) 정상에 오른 자이고, 8) 고원에 산다는 것이 저자가 밝힌 장인의 특성이이다. 먼저 성장에의 의지를 가진다는 것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 낼 힘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우연히 해당 분야를 접하게 됐음에도 최고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고된 과정을 견뎌낸 것이다. 지독한 학습자는 친절한 안내와 가르침이 없는 험난한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해 하나하나 배워나간 장인들의 특성을 나타낸다. 일의 해방자는 일을 사랑하고 일의 참된 본질을 발견해 일에서 보람을 찾는 장인들의 특성을 나타낸다. 또한 장인들은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거나 새로운 일의 전통을 창조하는 등 창조적으로 일을 하며, 최고의 숙련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계속 배움을 확장시키면서 일의 확장과 창조를 추구한다. 뿐만 아니라 장인들은 배움을 공유함으로 인류와 공동체에 기여하며, 자기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숙련도와 전문성을 지닌 존재로 기쁨과 희열을 경험했고, 그 정상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기대와 부담감을 느끼며 부단히 노력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여덟 가지 요소를 바로 장인성이라고 볼 수 있다.

 

2. 교사는 장인성을 지녀야 하는가?

다른 전문직과 마찬가지로 교사는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이는 초중등교육법 20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 ④항을 보면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고 규정하며 교사의 교육할 권리를 보장한다. 기존의 관점으로 본다면 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장인의 영역에 해당되지 않겠지만, 변호사 김갑유와 의사 심찬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장인의 영역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우태 (2012)는 교사의 전문성이 의학계와 법조계가 추구하는 목적과는 다른 성격을 지녔다고 주장한다. 의료 혹은 법률 행위가 일탈의 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행위라고 한다면, 교육은 정상의 상태를 보다 나은 상태로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를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전문직에 비해 그 목적이 모호한 편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불문명할 수록 오히려 장인성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장인정신을 가진 직업인이야 말로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을 통해 불확실한 상태를 긍정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사에게 장인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교사가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 때문이다. 교사는 미래세대의 주역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교사의 역량에 따라 그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있다면 개개인의 손해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인 관점에서도 큰 손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사는 담당하는 모든 학생이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인성이 요구된다. 둘째로, 장인육성의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마이스터고를 통한 장인육성을 위해서는 ‘계획된 교육과정’의 유연화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학교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교사의 장인성이 떨어진다면 그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다. 학교와 산업현장의 간극을 메우고 적절한 체험학습과 경험학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장인성을 지닌 교사가 필요하다.

 

3. 장인으로서의 교사는 어떤 모습인가?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

장인으로서의 교사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우태 (2012)는 교사 직무 규정의 내용 및 관련 법령을 정리하며 크게 3가지 영역에서 요구되는 교사의 역할을 밝혔다. 학생교육, 전문성신장, 복무태도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교사가 획득해야 하는 전문성을 개인차원 전문성, 조직차원 전문성, 사회차원 전문성으로 나눈 뒤, 각 전문성의 구성요소를 파악했다.

개인차원 전문성에는 교수학습 전문성, 생활지도 전문성, 학급경영 전문성이 포함된다. 먼저 교수학습 전문성은 교사의 수업과 관련된 전문성으로, 수업설계, 학습목표설정, 학생파악, 교재연구, 수업환경조성, 수업내용전달, 학습자료 활용, 의사소통 등의 활동을 구성요소로 볼 수 있다. 생활지도 전문성은 학생들이 자신의 인성적 특성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것으로, 학생조사, 상담, 민주시민성지도, 기본생활습관 등을 구성요소로 한다. 학급경영 전문성은 학급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학급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학습 분위기 조성, 학급조직, 학급규칙, 학급경영목표 수립 및 실천이 포함된다.

조직차원의 전문성은 학교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하는 능력으로, 학교경영참여 전문성, 대인관계 전문성으로 이루어져있다. 먼저 학교경영참여 전문성은 행정 관료적 차원에서 규정되어 있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교무행정업무능력, 컴퓨터 사용 능력, 학교운영조직 참여 등을 구성요소로 한다. 대인관계 전문성은 협력과 친밀성을 바탕으로 조직생활을 하는 것이며, 학교조직 구성원들 간의 협력과 친밀성, 학부모와의 협력과 친밀성, 지역사회 인사와의 협력과 친밀성 등을 구성요소로 한다.

사회차원 전문성은 변화하는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위해 교사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자질이며, 지역사회 유대관계 전문성과 자기 계발 전문성으로 구성된다.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는 지역사회와 교육기관이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봉사, 지역사회 구성원에 대한 친절의 의무 등을 실천해야한다. 자기 계발 전문성은 지속적인 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위해 계속적인 자기계발을 해나가는 것이며, 여기에는 연수 참여, 연구 활동 등이 포함된다.

 

교사의 전문성과 장인성의 연결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비교적 자세하게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전문성에 대해 파악하려고 한 것을 알 수 있다. ‘교사전문성 측정도구 개발 연구’가 있다는 것은 교사전문성에 대한 그간의 연구가 바탕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교사의 전문성과 장인성은 어떠한 접점을 지니며 어떠한 차이점을 지닐까?

우선 ‘성장에의 의지를 가지는 것’, ‘지독한 학습자’, ‘배움을 넓힌다’는 장인의 특성은 전문성을 지닌 교사로서 꼭 필요한 덕목과 합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교육기본법에서도 언급할 만큼 교사가 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며, 위에 언급한 교사의 전문성 중에는 자기계발 전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배움을 넓힌다’, ‘배움을 베푼다’ 등의 장인성은 학교경영참여 전문성, 대인관계 전문성과 지역사회 유대관계 전문성과 연관된다. 혼자서 전문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동료교사나 사회구성원과 함께 관계를 맺고 노하우를 나누며 사회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의 해방자’, ‘창조적으로 일 한다’, ‘정상에 오른자’, ‘고원에 사는 자’ 등의 장인성은 언급된 교사의 전문성에서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을 찾기 힘들었다. “수업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듯, 교수학습 활동을 할 때 상황에 맞춰서 나름대로의 창조적인 수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교사의 교수학습 전문성을 갖는 것과 창조적으로 일하는 것 사이의 관계가 불분명했다. 다른 장인성들도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교사의 전문성과 접점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그 접점이 상당히 모호하거나 없었다. 특히 ‘정상에 오른자’와 ‘고원에 사는 자’의 경우는 이미 장인으로 인정받고 난 뒤에 보이는 장인성이기 때문에 교사가 가져야 할 전문성과는 다른 성격의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의 전문성(교수학습 전문성, 생활지도 전문성, 학급경영 전문성)은 장인성과 연결되는 부분을 찾기 힘들었는데, 이는 교사에게 특수에게 요구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장인에게서 찾을 수 있는 보편적인 특성인 장인성과는 관련짓기 어려웠다.

 

4. 교사가 장인성을 지니는데 직면하는 한계

교사의 전문성과 장인성의 접점을 살펴보면, ‘성장에의 의지를 가지는 것’, ‘지독한 학습자’, ‘배움을 넓힌다’, ‘배움을 베푼다’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가 이런 장인성을 지니는데 갖는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장인의 탄생」에서도 지적했지만, 자영업자가 아닌 조직의 구성원으로서는 장인성을 발휘하는데 상대적으로 한계를 지닌다. 업무선택과 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수학습활동 이외에 교사에게 요구되는 행정업무는 교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서 교사가 행정업무를 ‘노동’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나 상위기관의 일방적인 요청에 따라 주어지는 업무를 받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무를 주체적으로 계획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교사의 태도 문제라기 보단 과업구조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유연하지 못한 교육과정도 교사가 장인성을 발휘하는데 직면하는 장애물이다. 유연하지 못한 교육과정의 경우, 교사가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수업을 구상하더라도 그것을 제공할 수 없게 방해한다. 아무리 지독한 학습자가 되고, 배움을 넓혀도 주어진 틀 안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약들은 ‘일의 해방자’로서 교사가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업공개를 부담스러워하고 서로의 전문성 확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하는 분위기도 배움을 넓히는 것을 방해하는 한계로 작용한다. 최근에 와서는 동료장학 등 수업공개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지만, 아직까진 개인주의적 수업문화가 지배적이다. 윤희경 (2012)에 따르면 교사들은 수업공개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교육의 특수성 침해의 부당함, 평가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 평가의 불완전성, 평가자의 평가능력 불신 등을 이유로 수업공개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표출했다.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수업에 있어서도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발전해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배움을 넓히고, 배움을 베푸는 장인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이 글에서는 「장인의 탄생」에서 말하고 있는 장인성을 정리해보고, 교사가 장인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그리고 교사의 전문성과 장인성의 교점을 파악하고, 교사가 장인성을 갖는데 방해를 하는 요인들을 짚어봤다.

8가지 장인성 중 ‘성장에의 의지’, ‘지독한 학습자’, ‘배움을 넓힌다’, ‘배움을 베푼다’는 이우태가 파악한 교사의 전문성과 교점이 있었지만, ‘일의 해방자’, ‘창조적으로 일을 한다’, ‘정상에 오른 자’, ‘고원에 산다’ 등의 장인성을 교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글이 여러 가지 교사 전문성에 분류 중 한 가지만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교사 전문성에 대한 기준과 비교했을 때 장인성과의 교점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교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이나 전문성에 대한 선행연구가 있고, 그것이 장인성과 어느 정도 교점을 갖는다는 것은 장인성을 교사에게도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책에 등장한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비계설정식 개념화 방법론을 사용해 교사의 장인성을 연구한다면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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